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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가 펴낸 방언사전이 오류투성이라니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12일
ⓒ e-전라매일
전북도가 전국 최초로 발간한 ‘전북 방언사전’이 순수한 우리 사투리가 아닌 일제강점기 시대 잔재어 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와 충격을 준다. 전북도의회 이병도 의원(전주 3선거구)은 11일 열린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벤또’, ‘구루마’ 등의 식민지 잔재어나 일본식 한자어, 또는 표준말 단어 등 무려 3200개의 단어가 ‘전북 방언사전’에 버젓이 올려져 있다”며 “전문가적 식견과 무관하게 상식선에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이번 사태가 문화자산 알리기라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망신살만 살 우려가 크다며 배포된 책과 예산을 전량 회수하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지적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태를 유발한 전북도와 담당자가 감당할 책임은 보통 일이 아니다. 전북인이 전북인으로 살아가는 원천을 송두리째 뽑은 탓이다. 말은 곧 정신(넋)이다. 한 고장의 고유한 말을 수천 년 동안 이어가는 것은 전통적 정서와 문화적 자존심을 보존하는 일이다. 그런 정신적 토양에 낯선 말이 섞이면 가장 먼저 생각이 어정쩡해진다. 그로 인해 전통문화와 윤리적 가치관이 바뀌면 돌이킬 수 없는 유민(流民)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넋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 선배들이 일제강점기의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목숨을 바쳐가며 ‘우리말’을 지켜낸 까닭도 거기에 있었다. 해방후 조선어학회에 의해 햇볕을 본 ‘우리말 대사전’은 그래서 위대하고 자랑스럽다. 특히 전북인에게 있어 전북의 사투리는 너무 정겹고 달달하고 편한지 모른다. 풍부하고 감칠맛 나는 말 마디 마디는 그대로 삶과 자연을 그려내는 그림이다. 그런데 그처럼 중대한 우리말 사전에 얼토당토않은 일제 잔재어를 수도 없이 소개했다니 이 사람들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참으로 한심스럽다.
물론 사전 발간을 주도한 전북도 문화정책팀의 노고를 탓하자는 뜻은 없다. 그들이 2년여에 걸쳐 한국 방언집을 비롯한 지역어 조사자료집, 표준어 대사전을 전수 조사하고, 최명희의 소설 ’혼불‘과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 등을 샅샅이 뒤졌다는 사실도 전해 들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부록을 포함해 1,118쪽에 1만1,086개의 사투리가 실어냈고, 단어마다 표제어, 원어, 발음, 품사, 활용형, 표준어, 뜻풀이, 용례, 관련어, 해설 등이 자세히 실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왜 이 같은 실수를 저지른 것인지. 다만 현재까지 도서관 등에 배부된 책이 220여 부 정도라니 지체 없이 회수해 폐기하고, 완벼한 보완을 거쳐 다시 발간하면 큰 망신은 다소 피할 수도 있을성 싶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전북도의 깔끔한 행정처리 노력을 당부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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