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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의 미래-투키디데스 함정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09일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최근 국제정치, 세계 경제, 에너지, 과학기술, 우주 등 거의 모든 이슈 영역에서 미-중 간의 충돌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미-중 무역 전쟁, 환율 관련 대립, 남중국해 분쟁, 지적 재산권, 그리고 과학기술 분야의 경쟁은 이러한 두 초강대국 사이의 이해관계 및 힘의 충돌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미-중 관계를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거대한 국가 간의 특수 관계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는 근대국가체제의 설립 이후 성장과 쇠락의 사이클(cycle)을 통해 인류의 번영과 안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강대국(great powers)의 힘의 경쟁이라는 분석 틀에서 이해하고 이를 근거로 예측해야하는 아주 일반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미-중 관계 분석 및 예측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국제 정치학자 및 안보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를 강대국 관계의 ‘관계 형성기’, ‘갈등 및 충돌의 시기’ 그리고 ‘화해와 협력의 시기’라는 일반적이고 설명의 근거가 있는 ‘이론’(theory)을 통해 예측하고 있다. 세계 정부의 강제성이 없는 상태에서 국가들은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보고 안보이익이라는 상대적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경쟁하며 이 경쟁을 주도하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 같은 초강대국이라고 본다. 하지만 현실주의자들이 보기에 강대국 간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전쟁의 가능성은 2차대전 이후 개발된 공포의 핵 균형(balance of terror)에 의해 희박해졌다고 본다. 이런 예측의 핵심에는 상호확증파괴(mutually assured destruction)라는 개념이 있는데 쉽게 설명하면 수십에서 수백 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이해충돌로 무력을 사용하면 핵 보복(nuclear retaliation)을 감당해야 하므로 아예 전쟁을 정책수단으로 고려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동의 이해 혹은 이득(joint gain)이 국가 관계의 근본이라고 보는 자유주의 학자들은 현실주의자와 대립각에 서서 미-중 간의 장기미래를 협력과 평화공존으로 예측한다. 그 예측의 핵심은 서로 경제협력 특히 무역과 투자를 매개로 얻을 것이 과거 현재 미래에 무궁무진하므로 어떤 이해관계의 충돌이던 이 경제적 비용을 감내하고 전쟁의 형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을 자유주의자들은 상호확증파괴형 무역(Mutually Assured Trade Destruction)이라 부르고, 경제적으로 천문학적 비용이 투키디데스의 함정 즉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 간의 갈등을 불가능하게 하고 평화와 협력을 가져오는 핵심 메커니즘이라고 보고있다. 정체성을 강조하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의 입장은 개인들이 정체성을 기본으로 친구를 사귀듯이 국가들도 상대국가의 정체성을 식별하고 이에 기반해 친구와 적을 상정하며 상대국이 자국의 기준에서 적으로 인식되면 외교와 대화보다는 무력사용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구성주의 측면에서 보면 미국과 중국은 서로 친구로 지낼 수 없는 문화적 차이가 있다.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공식적으로 중국은 사회주의, 미국은 자본주의적 정체성에 기반하고 있고 정치적으론 중국은 권위주의, 미국은 다원주의적 민주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중국은 그룹과 국가가 개인에 우선시하는 코드가 있고 미국은 개인이 공동체나 국가를 우선시하는 근본적인 코드가 있다. 따라서 이 입장에선 미국과 중국은 두 정체성이 화해하지 못하는 한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필자는 이러한 국제정치적 이론들이 미-중 관계의 미래예측에 부분적 답만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즉, 미-중 관계의 장기 미래는 위에서 지적한 모든 세 가지 동인이 서로 맞물려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요소가 ‘전면 전쟁’이라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은 섣부른 결론인 듯하다. 이러한 판단은 미-중 관계의 특정 부분만 강조하는 위의 세 개의 이론을 세밀하게 엮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일단 2050년 국제정치체제는 아직 무정부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50년에도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놓고 아주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 경쟁이 전면전쟁으로 비화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양국의 막대한 핵무기에 기반한 상호확증파괴(Mutually Assured Destruction)와 양국 무역의 양적, 질적 성장에 기반한 상호 확증 경제적 의존성(Mutually Assured Dependence)가 그 이유이다. 아무리 자신의 국가가 이해충돌을 경험하고 정체성 차원의 갈등을 겪더라도, 미-중의 지도부가 투키디데스 함정 즉 ‘전면전’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할 수 있다. 따라서 2050년 미-중 관계는 공포의 핵 균형과 경제적 상호의존으로 인해 관리(managed)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유재광
국회 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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