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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문학의 맥(脈)을 찾아서

-융성했던 백제문화 되살아나기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22일
ⓒ e-전라매일
우리 고장 백제는 기원설과 관련된 북방적 요소와 자연환경과 풍토에서 비롯된 남방적 요소 그리고 중국 남조와 문화 교류를 하면서 고대 아시아 무역의 중심지로써 찬란한 백제문화의 꽃을 피워 왔다. 한 때 일본-대만-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인도-페르시아 등에 걸친 방대한 교역망을 갖고 고구려와 신라 특히 일본의 아스카(飛鳥)문화에도 크게 영향을 끼쳤던 문화 왕국이었다.
이러한 백제 문화가 승리자의 통치 이념에 의해 장구한 세월 그 흔적들이 대부분 인멸(湮滅)·왜곡되고 말았다.
‘삼국사기’에 소개된 49명의 인물 중 백제인이 단 3명만 등재된 것을 보아도 그렇다. 이 중에 하나가 ‘도미의 처’인데, 이는 백제 개루왕의 갖은 협박과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남편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열녀설화로서, 이러한 열녀 정신은 <정읍사>·<춘향전>과 더불어 한국인의 전통적 정서의 한 원형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08년 남원에서 전국 문인들이 모여 현대문학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었다. 그만큼 전북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가요인 백제시대 정읍사를 시작으로 상춘곡, 춘향전, 흥부전 및 최초의 한문소설 김시습의 ‘만복사 저포기’를 비롯하여 매창, 최명희에 이르기까지 가히 한국문학의 중심축을 이룬 고장이기 때문이다. 정읍·남원뿐만이 아니라 고창의 신재효 판소리 여섯 마당, 순창 김인후의 하서전집을 비롯하여 송강 정철이 김인후의 훈몽재 문하생이고, 부안의 지포 김구는 문장으로 고려왕조를 지켜내기도 했다. 군산의 채만식, 익산의 이병기 등 전북은 명실공히 한국문학의 탯자리라 할만하다.
-은종삼, ‘전북도립문학관, 세계문학의 산실로’, 2011년
최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이 ‘홍길동전’이 아니라 ‘춘향전’ 이라는 학설(연세대 이윤석 명예교수)이 제기돼 우리 고장 남원이 ‘만복사저포기’와 더불어 한국 고전문학의 발상지로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어디 이것뿐이랴. 조선 중기에 이미 근대적 시론(詩論)을 펼쳤던 순창의 ‘신경준’과 부안의 신석정, 고창의 서정주, 평론에 윤규섭(남원)과 김환태(무주)에 이르기까지 실로 이들을 빼놓고는 한국 문학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전 장르에 걸쳐 전북은 한국문학의 메카였다고 본다.
이러한 문화유산들이 그간 우리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누군가의 서재 귀퉁이에서 세월이 흘러갈수록 분실되고 훼손되어 일실(逸失) 위기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개관한 도내의 문학관들이 이를 수집하고 정리·보관하고 있어 다행이다. 고창의 <미당 시문학관>, 군산의 <채만식 문학관>, 김제의 <아리랑 문학관>, 남원의 <혼불문학관>과 전주의 <최명희 문학관>, 부안의 <석정문학관>, 장수의 <정인승 기념관>과 무주의 <김환태문학관>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학관들이 해마다 많은 예산을 들여 행사를 기획하고 홍보하지만 행사 때만 반짝 찾아가고 마는 일과성 행사에 그치고 말아 아쉬움이 크다. 전시 위주의 박물관적 기능이나 문집 발간, 특강, 시화전 위주의 관습적 문학 행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 콘텐츠 개발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익산시에, 가람 이병기 생가 터에 <시조박물관> 건립과, 남원시에 광한루에서의 <이도령 전국 학생 백일장>과 <춘향전 방언사전> 편찬 등도 서둘러 추진해야 할 우리고장의 문화콘텐즈가 아닌가 한다.
우리 전북은 문학적 잠재력과 그 유산이 풍부한 고장이다. 이러한 고장의 역사적 전통과 유산을 발전적으로 아우르고 통합하는 ‘종합적 기능의 문학관’으로서의 전환 또한 필요하다.
선진문화에 대한 정보 교류, 각종 이벤트와 퍼포먼스 등, 문학과 문화와 관광이 하나로 연결되는 문학관으로서의 방향 설정이 전문가 그룹에 의해 재설정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융성했던 옛 백제문화가 되살아나 한국문학의 중심이 되는 전북문학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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