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이재명을 만난다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28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끝난 이후 우리 정계는 아연 긴장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의 추이가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한편으로는 불안하기까지 했다. 모든 국민들은 정계가 급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것이었지 어느 누가 억지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정부는 그 기세를 몰아 지방선거를 휩쓸었다. 문재인정권의 내로남불 정치가 준 정치혐오는 철저하게 응징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그 여세를 몰아 윤석열정부가 대승은 아니더라도 신승(辛勝) 정도는 할 것이라는 게 선거초반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선거는 언제나 조직과 바람에 의해서 결정된다. 아무리 조직이 탄탄한 정당이라도 바람을 타지 못하면 허탕을 칠 수밖에 없다. 인요한을 혁신위원장으로 모시고 한동훈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할 때까지는 이처럼 참담한 결과를 맺을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한동훈이 제기한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진들의 험지출마 또는 불출마 선언 등 공천문제가 김기현 당대표의 사보타지로 극적인 성과로 이뤄지지 못한데서 국민의 실망이 눈 덩이처럼 커진 것이다. 정치지도자의 일거수일투족은 결단으로 좌지우지된다. 우물쭈물 눈치만 보다가 마지막에 자기 이익만 찾는 사람에게는 감동도 없고 오히려 혐오감만 주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험지를 택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하는데 당대표는 낙지(樂地)를 고수하였으니 어느 국민이 그런 정당에 표를 줄 생각이 나겠는가. 여기에 곁들여 김건희의 명품 백 사건과 이종섭의 호주대사 임명은 하필이면 선거 막바지에 화제꺼리가 되게 만드는가. 야당에서는 공천을 받은 사람이 대학생 딸 이름으로 불법대출을 받고, 해방직후에 김활란이 낙랑클럽을 만들어 이화여대생들을 미군들의 성상납 대상으로 전락시켰다는 막말을 했다고 해도 본인들의 사과 하나로 넘어갔다. 그들은 모두 당선자가 되었다. 서울 강북을 지역구는 박용진의 텃밭인데 친명파인 정봉주를 대결시켜 승리했으나 목함지뢰 사건을 경품꺼리로 비하했다는 막말로 하차하고 대신 조수진을 내보내 전국단위의 권리당원 투표로 승리하게 했으나 그 역시 막말파동에 휩쓸려 낙마했다. 세 번째는 당연히 박용진이 공천될 것으로 알았으나 이번에는 한민수를 공천하는 것으로 끝냈다. 박용진은 참으로 분통이 터질 일이 백주에 자행되었지만 그것으로 끝맺었다. 이러한 행태가 자행되어도 야당은 국민의 외면을 받지 않았으니 참으로 용혹무괴한 일이다. 아무튼 선거는 끝났다. 모든 언론은 한 결 같이 협치를 해야 된다고 여론을 조성한다. 정치가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정치인의 가장 큰 의무다. 따라서 여야가 밤낮으로 아웅다웅만 하는 것은 국민의 복지를 외면하는 일이다. 여야가 힘을 합쳐 국가의 안정과 국민의 평안을 도모할 수 있으면 더 발랄 게 없다. 이번에 윤석열대통령이 이재명대표에게 전화하여 “우리가 만나서 국정에 대한 논의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이재명이 여러 차례 제의했던 사항을 수용한 셈이다. 여야를 아우르는 영수들끼리의 만남이라면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서로의 아집을 꺾고 허심탄회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 영수끼리의 만남에는 숨김이 없어야 한다. 나는 지난번 칼럼을 통하여 이재명을 총리로 지명하라는 건의를 드렸다. 거국내각이나 협치를 하려면 이 정도의 큰 그림으로 승부를 내야한다. 밥 먹고 차 마시는 것은 누구하고나 할 수 있지만 국정의 큰 그림은 두 영수의 그릇의 크기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일이다. 대통령과 야당대표가 만나고도 아무런 결론이 없으면 차라리 각자 노는 게 낫다. 국제정세나 국내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만나야 할 것이다.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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