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 눈> 밥 사 주세요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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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상 정원에서 맞이하는 바람이 상큼하다. 어제 한바탕 내린 비로 말끔해진 테이블 세트에서 앉았다 눕기를 반복하며 호강을 하고 있다. 여기는 성동구 소재의 안심상가 옥상정원.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과 건물의 열섬현상을 줄이고 미세먼지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많이 만든다. 정서적 안정은 기본으로 치유의 원예 활동이다. 얼마나 믿을 수 없고 불안하면 상가 이름이 안심상가일까 하고 웃다가 며칠 전 세상의 문을 닫은 유명인을 생각한다. 곁에서 음으로 양으로 인연이 있는 이의 안타까워하는 반응을 보면서 그가 흘린 말이 생각난다. 만약 마지막 결심을 하고 신발을 신고 문을 닫고 나오는 순간 누군가 정말 친한 누군가 “선배님 밥 사 주세요!”하는 전화 한 통만 받았어도 결정을 바꿀 수 있었을 거라고. 때론 그 흔한 “밥 사 주세요!”가 막막한 마음에 한 줄기 전환의 끈이 될 수도 있었다고. 소중한 법문이다. 관심 갖기이다. 수도 없이 변화하는 순간순간에 우리가 베풀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며 순수한 것.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이미 내가 가득 차서 모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 육신 물질 중 어느 하나만 충족되어도 능히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을 구하든지 이미 얻었고~~’하는 노랫말처럼 이미 갖추어진 ‘지금 여기’에서 삐끗하여 잠시 아닌 길로 흘러간 방향이라도 멈추고 돌리고 다시 세우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오늘도 혼자 계신 어머니께 전화해야 하겠다. 뭐 하세요? 재밌어요? 네 잘 지내요. 늘 같은 말이어도 좋다. 안심에 관한 단어를 떠올리다 스쳐 지나가는 게 있다. 스쿨 존에서 일어난 이야기, 달리는 차에 손을 대고 뛰는 아이들의 영상을 접하고 가슴이 먹먹했다. 부모교육이 먼저 이루어지면 어린이들이 엉뚱한 일을 멈출까? 우리의 관심이 많아질 때 세상이 안정되고 세상이 안정되면 안심하고 이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늘 누군가에게 전화기를 들고 예쁘게 졸라보자. <밥 사 주세요!>
/윤현순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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