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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전라매일 |
| 매미 한 마리가 방충망에서 어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칠 년 그 어둠의 장막을 벗고 세상에 나와 단 한 번의 짝짓기로 죽음을 치러야 하는 한 생이 너무 짧아
울다 울다 허물을 벗어놓고 가버린 그 자리에 산보다 깊은 적막 한 철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그 소음 때문에
너는 사람들의 애물단지가 됐지만
그 절규는
지구를 뜨겁게 달군 인간들에게 보내는 신호인 것 같아 섬뜩하다.
<시작노트> 매미의 일생이 참혹하다. 땅속에서 7년을 살다가 땅 위로 올라와 한 달 정도 울다 생을 마감한다. 매미가 소리를 내는 것은 짝을 찾기 위함이고 짝을 찾아 산란을 마치면 매미의 일생은 끝난다. 그러나 시인은 매미 소리가 여름이 뜨거워서 우는 신호로 들리는 것이다.
/류 인 명 전북시인협회 상임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