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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에서 즐기는 봄꽃의 향연

봄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주천면 산수유 · 요천변 벚꽃 · 지리산 철쭉
김종환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1일
ⓒ e-전라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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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계곡물 얼음물 아래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로 시작되는 남원의 봄은 활짝 피어나는 꽃이 우리 눈앞에 나타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봄을 나타내는 꽃이야 전국 어디든 다 있겠지만, 성대한 축제라는 의미의 향연(饗宴)이라는 말이 어울릴만한 곳은 흔치 않다.
하지만, 남원의 봄은 단언할 수 있다. 남원의 봄은 ‘꽃의 향연(饗宴)’이다. 산수유 꽃에서 시작해 벚꽃으로 절정을 맞이하며, 철쭉으로 완성되는 남원의 봄을 알아보자. <편집자 주>

봄의 시작, 주천면 산수유 꽃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山茱萸)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 김종길 ‘성탄제(聖誕祭)’ 中 -

남원의 향연은 주천면 용궁마을에서 피어나는 산수유 꽃으로부터 시작된다. 개나리보다 더 노란 꽃과 함께 봄을 알리는 주천의 산수유 꽃은 봄을 맞이하는 모든 사람을 설레게 만든다.
한 겨울 웅크리고, 웅크리다가 기지개를 켜고 맞이하는 봄의 전령이 이런 느낌일까?
샛노란 산수유 꽃은 겨우내 잿빛에 가려 우울하기만 했던 마음을 깨워 놓기에 충분하다.
산수유 꽃이 피면 용궁마을에서는 축제가 벌어진다.
여느 축제만큼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봄을 알리는 축제로는 충분하다.
오히려 소박하기에 더욱 마음이 간다. 농악단의 풍악놀이, 산수유 그림그리기, 사진촬영, 산수유차 시음회 등 있을 건 다 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축제가 있을까.
남원의 봄은 그렇게 산수유 꽃과 함께 시작한다.

봄의 절정을 부르는 분홍빛 유혹, 요천변 벚꽃

요절한 시인의 짧은 생애다.
흰빛이 눈부시게 떨린다.
살아서 황홀했고 죽어서 깨끗하다.
- 김영월 ‘벚꽃’ -

남원의 봄을 부르는 이가 주천의 산수유 꽃이라면 절정을 노래하는 이는 요천의 벚꽃이다.
요천변 길을 빼곡하게 매운 나무는 벚꽃이다.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을 내놓았던 벚나무는 4월이 되면 비로소 세상에서 가장 예쁜 하얀색 원피스로 갈아입는다.
그리고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길은 분홍빛과 하얀빛으로 흔들려 화려한 물결로 채워진다.
벚꽃으로 이름 높은 곳이야 전국에 손에 꼽을 만큼 많이 있다.
하지만, 도심 속을 흐르는 천(川)을 옆에 두고 사람이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길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남원의 벚꽃은 그래서 마음이 편해진다. 더군다나 요천변 계속되는 벚꽃길이 춘향전으로 유명한 광한루까지 이어지고 그 길을 누군가와 걷다보면 왠지 모를 사랑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꽃들 중에 떨어지는 모습이 찬양되는 유일한 꽃이 벚꽃이라고 했던가. 누군가는 너무 짧아 피어있는 모습만 보아도 슬프다고 했지만, 그렇게 짧은 기간을 아름답게 피어 있기에 더욱 사랑스런 봄의 꽃이 아닐까?
남원의 봄은 요천변 벚꽃길에서 절정을 맞이한다. 누구나 제각각 상상하는 벚꽃길이 있겠지만 남원 요천변 벚꽃길을 찾아보고 나면 상상이상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리산을 붉게 물들이는 봄의 완성 지리산 철쭉

떨리는
진분홍이
눈을 찔러 아려라.
공작새
깃털보다
화사한 사랑 이야기
청산에
번지는 불길
좀처럼 잡히지 않네.
- 김남환 ‘철쭉’ -

남원의 봄은 지리산 철쭉에서 완성된다.
보랏빛 향기라는 노래처럼 지리산 바래봉 철쭉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향이 느껴진다.
특히 철쭉이 모여 이룬 군락은 모여 있기에 더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남원의 지리산에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철쭉 군락지, 바래봉이 있다.
산등성이를 따라 쭉 이어진 능선으로 이루어진 바래봉은 그 탓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탐방이 가능하다.
바래봉이라는 이름부터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떼를 엎어놓은 모습처럼 둥그스름하고 순한 산릉으로 이루어져 붙은 이름이니 산행에 그리 큰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적당히 힘이 들 때면 능선에 펼쳐진 철쭉 군락을 마주하면 올라갈 때 느꼈던 피로감을 가시게 해주고 청량감을 느끼게 해준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의 날씨도 바래봉에서 맞게 되는 봄날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남원의 철쭉은 바래봉에만 있는 게 아니다. 아영면 봉화산에 위치한 철쭉 역시 찾는 사람을 반기며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바래봉과 봉화산 모두 멋진 풍경을 지닌 만큼 이 두 곳에서는 4월 중순부터 한달여 간의 기간을 철쭉제 기간이라 부르며 많은 행사들도 준비하고 있다.
남원의 봄은 이렇듯 주천의 산수유에서 시작해 요천 벚꽃을 거쳐 지리산 철쭉으로 완성된다.
모두 각각의 매력을 지니며 남원에서 펼쳐지는 꽃의 향연이다.
특히, 올봄은 꽃의 향연뿐만 아니라 600년을 맞은 광한루에서 ‘광한춘몽, 사랑에 빠지다’라는 주제로 제89회 춘향제가 5월 8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펼쳐진다.
추어탕, 한정식, 지리산 흑돼지 등등 먹거리도 많은 남원에서, 올 봄, 매주 장소를 바꿔가며 펼쳐지는 산수유 꽃과, 벚꽃, 철쭉을 모두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 


김종환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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