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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대학 출신이라고 다 일을 잘한다는 법은 없다

‘SKY 나오면 다
일 잘합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연코 ‘노(No)’다. 나는 스펙도 중요
하지만 스펙보다
중요한 것이
역량이라 믿기
때문이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27일
ⓒ e-전라매일
우리가 잘 아는 서울의 유명한 대학인 S대, K대, Y대. 흔히 우리는 이 세 대학을 하늘처럼 우러러 본다고 해서 SKY라고 부른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이 있다. 그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사회에서도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얼마 전 모 기관에서 직원 채용이 있었다. 지인이 외부 면접위원으로 직접 참여해본 뒤 가진 느낌은 한마디로 대략난감 하였다고 한다.
천체망원경 없이 우주를 파악하고 현미경 없이 세균을 이해하려는 시도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는데 과거 대기업 총수들이 사람을 고를 때 뒤에 점쟁이를 앉혀놓고 조언을 구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농담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결국 점쟁이(혹은 운)가 미래를 결정해왔는지도 모른다.
SK그룹이 이른 시일 내에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폐지하기로 했다는 몇 달 전 보도는 그 점에서 우리 사회의 ‘채용 혁신’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특히 한 해에 적으면 수천에서 많으면 수만 명을 채용해야 하는 대기업의 경우 더 그렇다. 각사에 인사 담당 직원이 몇 명이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극소수의 인원이 망원경과 현미경도 없이 우주와 세균을 이해하려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조직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 말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직은 곧 사람이고 사람을 잘 뽑아 잘 키우는 일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인사가 만사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조직의 미래를 그저 운에 맡긴 것일 수 있다.
인재를 고르고 육성하는 일을 운에 맡기지 않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두고 있기는 한다. 대개는 서류전형-역량평가(시험)-면접의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 또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어찌 보면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 필요한 인력만큼 숫자를 줄이기 위한 기계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 매 단계가 ‘동굴의 우상’이란 오류의 연속일 수 있는 것이다.
서류전형만으로의 인재선발은 스펙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시대가 바뀌고 인재상도 바뀌는데 인간을 단선적인 스펙으로 규정하고 애초부터 알아볼 기회조차 주지 않음으로써 훌륭한 인재를 선발할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오류다. 역량평가도 한 인간의 전모를 아는 데는 역부족이다. 그 또한 제한된 스펙에 불과하다. 면접은 인상비평에 그친다. 다면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에는 인상비평을 벗어나지 못한다.
해법은 뭘까. ‘없다’ 가 답이라 생각한다. 인간을 안다는 건 우주나 미생물을 완벽하게 이해는 것만큼 난해한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오류를 줄이려고 노력할 수 있을 뿐이다. 그 길은 두 가지 뿐이다. 인간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그 노력의 성과물을 축적해 시스템화하는 것이 두번째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주관의 영역(동굴)에서 끄집어내 객관의 영역으로 옮기는 것이다.
SW분야 세계 1위인 M社는 이 점에서 깊은 연구대상이다. 직원 700여명으로 매출 1천억 원을 일으키는 알짜회사인 M社는 지난 15년 동안 그 문제만을 연구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마디로 사람을 잘 뽑아 잘 키운다. 취업준비생에게 입소문이 퍼져 크지 않은 기업임에도 입사경쟁률이 500대 1에 이른다. M社는 그 노하우를 기반으로 채용인사 솔루션을 개발하였고 판매도 한다. 이 회사도 채용과정은 비슷하다. 서류도 보고 시험도 보며 면접도 본다. 그러나 다른 회사와 달리 지원자 모두가 시험을 볼 수 있다. 스펙은 안 보고 역량만 따지기 때문이다. 시험은 지식의 양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역량을 검사하는 과정이다. 두 단계다. 첫 단계는 지원자 모두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데 성장가능성과 조직적합성을 따진다. 두 번째는 필기시험을 통해 성과역량을 측정해낸다. 면접은 대면, 4주 집체교육, CEO 면접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신입의 경우 입사서류 접수부터 CEO 면접까지 6단계의 채용과정을 소화하는 데 5개월이 걸린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이 회사가 15년의 고민 끝에 개발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의 도움을 받는다는 게 특징이다. 이 솔루션은 지원자의 스펙과 면접관의 주관적 편향을 철저히 배제하고 ‘전사(戰士)’로 성장할 자질을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좋은 씨를 잘 고르는 법과 씨마다 다른 특성을 고려해 키우는 방법을 알기에 가능한 일이다.
‘SKY 나오면 다 일 잘합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연코 ‘노(No)’다. 나는 스펙도 중요하지만 스펙보다 중요한 것이 역량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계순
본지 편집위원장
이계순동화속어린이집 원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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