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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의 질문·환자들이 겪는 단계

뜨거웠던 사랑이 까맣게 타서
재가 될 때까지
우리는
바닥끝까지 내려가 슬퍼해야 한다
바닥에가
닿았을 때야
딛고 설 단단한
땅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때 일어서면
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3년 03월 20일
ⓒ e-전라매일
임종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 물어오는 영적인 질문에 누가 답을 해 줄 것인가?
준비되고 훈련된 자만이 영적인 아픔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위로자가 되어 질 것이다.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랑으로 보살펴 주고,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자들이다.
그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보살핌으로 환자와 가족들이 처한 고통과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나누는 것이다.
하나님은 공평하신가? 믿음 생활을 잘한 신앙인들도 말기환자로 고통을 받다보면 “하나님은 정말 살아 계신가?”“하나님은 공평한분이신가?”라고 의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하나님은 악한 사람들을 벌하시고, 착한 사람들에게 상급을 내리지 않으시는가?”
“왜 착한 사람들까지 재난이나 재앙을 만나게 하는가?” 비참해진 자신의 상태와 하나님 나라의 상급, 천국의 삶을 이야기하는 성경말씀, 이를 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줄 것인가?
하나님은 침묵하는가? 코로나19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부모를 잃고 형제를 잃고 실의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실하게 믿는 당신의 자녀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하나님께서는 왜 침묵하고 계신가?
내가 지금 죽어가고 있는데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하나님은 지금 이순간 무엇을 하고 계신가? 지금도 우리가 당신의 뜻을 따르기 를 원하신다면 치유의 손길로 붙잡아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은 숨어 계신가? 환자들은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증거 와 성경에서 보여주신 기적들을 간절히 바란다. 즉 자신들이 귀로 직접 듣고, 눈으로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런데 왜 나에게는 나타나지 않는가? 나의 삶에는 아무런 기적도, 능력도 보여주시지 않는가?
적어도 내게 나타나셔 복음에 부정적인 자들이나 무신론자들의 코를 납 작하게 만들어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가 하나같이 안타까운 질문들이다.

환자들이 겪는 단계
스위스계 미국인, 정신과 의사인 퀴블러-로스는 죽음의 단계를 다섯 단계로 보고 있다. 병원에서 말기암 판정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격을 받는다. 죽음 앞에 장사가 있겠는가. 언젠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살아오다가 눈앞에서 잘해야 6개월, 아니면 3개월이라는 의사선생님의 소견을 듣는다면 기가 막힐 일이다.
피가 가꾸로 솟고 몸이 싸늘히 식어가는 고통이다. 암으로 죽을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들으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부정을 하고, 분노를 하다가 타협에 이른다고 한다.
우울에 빠지다가 마지막에 수용하는데 순서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부정, 부정과 고립의 단계이다. 밥맛이 없어 병원에 갔다가 담당의 사로부터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라는 말을 들으면 “아니야, 믿을 수 없어, 오진일 거야”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들 야단이야”할 것이다. 너무 놀라운 사실에 직면하면서 상실에 대해 이해하려 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반응을 보인다. 대상자는 자신의 병이 심각함을 알면서도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분노, 자신의 감정을 반항과 분노로 나타낸다. 자신 또는 사랑하는 사람, 의료진이나 하나님에게까지 드러낸다. “나는 아니야”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왜 지금이야” 분노조절이 어렵고 감정을 주위 에 전가시키려 한다.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며 약이나 치료를 거부한다. 가까이서 돌보는 가족, 의료인에게 화를 낸다. 목소리를 높여 불평을 하지만 주위로부터 관심을 끌려고 한다.
타협, 자신이 죽음을 부정하고 부인해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알고 제3의 길을 선택한다. 즉 자신이 죽게 되었음을 인정하고 삶이 얼마간이라도 연장되기를 바란다. “우리 딸이 시집갈때까지만 살게 해 주세요” “하나님, 1년만 더 살게 해 주신다면 제가 좋은일을 많이 하겠습니다.”라고 신 또는 의료진과 타협을 시도한다. 우울, 자신이 더 이상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침 울해지는 단계이다. 근심이나 걱정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조용히 있거나 우는 시간이 많아진다.
“자꾸 눈물이 나요, 아무것도 먹기 싫고---” 식욕상실, 수면장애, 피로 등이 나타나고 쓸쓸함, 무력감, 무능 력함을 느끼게 된다. 이때는 곁에 누군가 들어주고 공감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말보다는 안아주고 감싸주는 신체적 접촉을 해 주어 야 한다.
수용, 죽는다는 사실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이제 머나먼 여정을 떠나기 전에 갖는 정리의 시간이 온 것이다. “나는 지쳤어” “내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가 없구나.” 비로소 현실의 상황을 받아 들이게 되면서 길을 떠나기 전 취하는 마지막 쉼과 같은 상태이다.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는 가만히 다가가 손을 잡아주고 그간 수고했다는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우리의 일생은 죽음 앞에서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의 단계를 겪으며 마무리 한다. 마음을 내려놓고 순응하며 받아 들여야 할 과정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어떤 대상을 사랑하는한 상실과 애도를 피할 수 없다.
이별의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다시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장담하는 사람도 있다. 뜨거웠던 사 랑이 까맣게 타서 재가 될 때까지, 우리는 바닥끝까지 내려가 슬퍼해야 한다. 바닥에가 닿았을 때야 딛고 설 단단한 땅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때 일어서면 된다. 그때도 사랑하면 여전히 사랑한다면, 기억하면 된다. 기억하는 한 그는 영원히 내 안에 산다. 매일 사랑하고 매일 이별하는 우리, 슬퍼해도 좋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3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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