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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전주우림중학교’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2월 25일
전주우림중학교는 전주의 서부 신시가지 중심지에 자리 잡은 학교로, 2011학년도부터 6년간 혁신학교 1기로서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제를 집합적 지성을 통해 해결해 왔으며 2017학년도부터 다수의 의견으로 혁신지속학교를 신청해 혁신 교육 정신을 지속적으로 실현하며 수업혁신을 위한 교사들의 다양한 연수 및 동아리 활동,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등 혁신학교로서의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혁신지속학교 2년차인 2018학년에도 전교사 수업나눔(수업공개)과 정기적인 프로젝트 협의회 등 집단 성찰을 통해 혁신 교육 방법을 공유하고, 교사 학습동아리 및 연구회 등을 구성해 혁신학교 운영에 대한 마인드 조성과 학교 풍토 혁신을 위해 마음을 기울이고 있다.
/편집자 주

“각 연구실에 계시는 선생님들께 알려드립니다. 오늘 오후 3시 40분에 회의실에서 인성 교과별 프로젝트 협의회가 열리니, 인성수업에 관한 자료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주시고 시간 내에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주우림중학교 혁신운영 담당교사가 전교사 JB에듀넷 메신저로 보낸 내용이다.
“아! 벌써 오늘이 마지막 수요일인가요? 작년 2017학년에는 매월 마지막수요일에 한 것과 달리 올해 2018학년에는 매 두 번째 달에 실시하는데도 시간이 정말 빨리 가네요. 1학년 학생들이 이번 주제에 의외로 상당히 진지하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을 보고 뿌듯했어요. 제 수업결과 자료는 며칠 전에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오늘 협의회도 길어질 것 같은데 간식은 뭔지 궁금하네요. ^^”
메신저를 보내자마자, 혁신운영 담당교사는 후배 동료 선생님의 따뜻한 답변을 받았다.
학교 수업 철학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인성교육이다.
인성은 성격이 아니고 실력이며,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으로 익히는 것이라는 이론에 동의하며 학교 교육을 통하여 자기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 및 자연과 조화롭게 융화할 수 있는 인간을 기르기 위해 학교 수업을 기획하고 있다.
월별로 인성주제를 선정하여 수업에서 이를 담아내려 교사 협의회에서 같이 계획하고 정기적으로 학생들의 인성 수업 결과를 서로 공유하고 배우고 있다. 교과 수업을 통해 교사들과 학생들 모두 따뜻한 마음을 공유하고 성장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성수업의 주제는 2월 교육과정 재구성 워크숍에서 교사들이 의견을 모아 만들어낸다. 2017학년도에는 3월부터 그 다음해 2월까지 10가지 인성주제를 기획해 진행했고, 한 달에 한 가지 주제를 다루는 것이 다소 어렵다는 의견이 나와 협의 끝에 2018학년도에는 두 달에 한 가지의 주제를 선정해 프로젝트 교과 수업의 계획을 구성했다.
↑↑ 3-4월 인성 프로젝트-미술: 나의 얼굴이 있는 타임캡슐 만들기
ⓒ e-전라매일



<3-4월 인성프로젝트 : 만남과 약속>

교육과정 세우기 워크숍 당일 오전에는 주제를 선정하고 오후에는 교과별로 모여 월별 수업주제를 기획하는데, 교과서 내용을 각 주제에 맞게 학년별로 재구성하거나 학생들의 실제 삶과 관련이 있고 흥미로운 배움 중심 활동을 창의적으로 계발한다. 예를 들어 영어시간에서는 3월-4월의 주제 ‘만남과 약속’에 관련해 자신과의 약속을 영어로 적고 개성적으로 꾸미는 영어 학습지 표지를 만들어 영어 학습에 대한 결심과 계획을 세우며, 수학교과에서는 3월 14일에 ‘3.14 파이데이’ 행사를 하여 각종 흥미로운 활동을 교과시간 및 점심시간 등에 실시해 수학과의 신선한 만남을 제공한다. 미술수업에서는 자신의 얼굴이 있는 투명상자를 만들어 올해의 계획(약속)을 담은 타임캡슐로 이용하기도 한다.


↑↑ 5~6월 인성 프로젝트-미술: 일본군‘위안부’ 그림 동영상
ⓒ e-전라매일
↑↑ 영어: 일본군‘위안부’할머니를 지지하는 포스터 제작
ⓒ e-전라매일

<5-6월 인성프로젝트: 존중과 평화>

5월-6월의 주제 ‘존중과 평화’를 위해서 중국어과에서 생명과 존중의 중국어 단어를 개성적으로 형상화하는 타이포셔너리 활동을, 일본어과에서는 존중과 평화에 관한 하이쿠(일본어 시) 작성을, 영어시간에서는 ‘We Are Special’이라는 교과서 본문 내용에 대해 동물 마스크를 제작 및 착용해 동영상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 세상의 모든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한 음악시간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음악동영상을 제작하여 학생자치회가 주최하는 추모행사에 전교생들이 함께 보며 애도의 마음을 나눈다. 평화의 주제에 맞춰 교과별 연계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5월초에 ‘일본군 위안부 꽃별 프로젝트’ 라는 소규모 모임이 결성돼 역사, 국어, 미술, 음악, 영어교과의 교사들이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수업을 계획해 수차례 협의를 통해 진지하고 사려 깊은 활동이 이뤄졌다.
먼저 역사시간에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영상 및 도서를 통해 정보를 얻은 다음, 이에 대한 느낌을 감상문, 편지쓰기 또는 그림 등으로 표현하고, 미술시간에서는 위안부 할머니이야기에 관한 주제를 모둠별로 이야기 구상 및 스토리보드 활동지를 구성하고 인상적인 그림 동영상을 만들어 낸다. 이에 연결지어, 영어과에서는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나옥분 할머니의 유엔 영어 연설을 공부하고 외국인 대상으로 평화소녀상의 이야기를 영어로 들려주는 어린 소년의 활동을 보며 학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토론한 후,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지하는 개인별 영어포스터를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음악교과는 5개월의 장기프로젝트로 일제 강점기 대중가요 분석 및 그 시절의 애환을 국어 시간의 희곡작성 도움을 받아 뮤지컬로 제작했다.


↑↑ 7~8월 인성프로젝트
보건: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담배케이스 만들기
ⓒ e-전라매일
↑↑ 7~8월 인성프로젝트
미술: 안전 만화 그리기
ⓒ e-전라매일

<7-8월 인성프로젝트: 안전과 건강>

무더운 7월-8월에 안전과 건강함을 주제로 활동을 한다. 체육시간에는 모둠별로 건강신문 만들기 활동을, 미술시간에는 안전만화 그리기를, 보건시간에는 흡연의 심각성을 알리는 담배케이스 만들기를, 국어시간에는 원전건설에 대한 찬반토론 후 주장하는 글쓰기 활동을 한다.


↑↑ 국어 :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
ⓒ e-전라매일

<9-10월 인성프로젝트: 환경과 지구>

9-10월은 ‘환경과 지구’의 달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활동을 했다. 국어시간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떨어진 나뭇잎과 시로 표현하고, 영어에서는 환경에 관한 도서를 읽고 자신의 메시지를 주장하는 다양한 글쓰기를, 일본어-과학 교과연계 수업에서는 지진의 원인과 일본 가옥문화 수업을 연결 지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이해하는 프로젝트를 했다.


↑↑ 영어: 크리스마스 잡지 만들기
ⓒ e-전라매일
↑↑ 영어: 크리스마스 잡지 만들기
ⓒ e-전라매일

<11-12월 인성프로젝트 : 나눔과 행복>

11-12월은 ‘나눔과 행복’의 주제로 저물어가는 한해를 뒤돌아보고 주변의 타인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따뜻함을 나누며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교과수업을 실시한다. 과학+도서관 융합수업에서는 모둠별로 궁금한 주제를 가지고 도서를 탐색하고 계획을 세워 실험을 하여 결과를 서로 공유하며, 기술가정 수업에서는 모둠별로 요리를 선정해 조리법을 알아보고 요리과정을 스탑모션 작업으로 표현한 다음, 실제로 조리를 하는 과정을 촬영해 유투브에 올려 배움을 서로 나눈다.
영어시간에서는 교과서 본무내용에 있는 청각안내견의 이야기를 협동책으로 만들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눔 활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행복이란 주제로 마지막 달인 12월의 기쁨을 즐기기 위해 과학교과에서는 LED를 이용해 빛이 나는 크리스마스 및 연하장 카드를 만들고 중국어시간에서는 월병이나 만두를 만드는 중국식문화를 즐기며 영어시간에는 크리스마스 주제로 모둠잡지를 만들어 서로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의 활동으로 학교의 모든 공간 등이 분주하고 소란스러워 보이지만, 학생들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고 자율적이면서도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학생들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교사들은 프로젝트 수업 디자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요구되지만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신나는 목소리, 그리고 나름 자부심이 있는 수업결과물들을 접하며 저절로 힘이 솟는다. 교사 중심의 강의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수업이라 수업에 동참하지 하고 무기력한 학생들이 거의 없다. 인성과 배움 중심의 교과 수업뿐만 아니라 인성주제에 부합하는 다양한 비교과 활동 및 행사 등으로 학교는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지만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상호적인 배려와 존중으로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전주우림중학교 교사들은 인성프로젝트 결과를 정기적으로 수업 나눔을 가지는 뿐만 아니라 수업공유를 위한 수업친구 모둠을 조직적으로 구성해 한 학기에 한 번씩 서로 수업에 참관한 후 수업대화와 수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 나날이 힘들어지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서로 마음을 보듬고 치유해주며 스스로 성찰하고 이겨나갈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솟는다고 한다.
중국어 선생님은 중국어 문화 수업에서 중국 월병을 만드는 반죽 준비 작업을 수학, 과학, 국어 선생들인 수업친구들과 함께 밀가루를 묻혀가며 즐겁게 끝냈다고 하고 올해 새로 온 체육과 신규 선생님은 어떻게 수업을 운영하고 학생들을 대해야 하는지 경험 있는 선배 수업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든든하다고 한다.
이러한 따뜻한 공감 분위기에서 스스로 전체에게 수업을 열어주는 선생님들이 많이 증가했다. 수업을 연 후 협의회에서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아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르칠 용기가 생긴다고 한다. 또한 월말 인성주제 교과프로젝트 수업 협의회를 위해 학교 홈페이지에 자료를 올리고 발표해주는 선생들의 수가 훨씬 증가했다. 다른 교과 선생님의 수업과정과 학생들의 결과물을 보고 호기심, 흥미와 함께 반응해주는 많은 선생님들이 협의회의 뒷받침 힘이며, 공동체 의식을 가진 따뜻한 연대와 타인의 좋은 점을 따라 같이 하려는 밈(Meme)현상은 힘차게 굴러가는 학교 수업이라는 수레의 두 바퀴이다.
인성을 주제로 교과 재구성을 통해 교과와 삶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교사와 학생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마음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전주우림중학교 교실 현장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쌓아가는 가치와 배움을 통해 아름다운 성장과 변화를 거둘 것을 기대해 본다.
/제공=전주우림중학교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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