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 공감, 톡톡!] “어르신을 보내드리며”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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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섬김이로 근무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하면서 나는 자신감이 넘쳤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고, 편찮으신 친정아버님을 돌보았으니 큰 어려움은 없을 거야. 우리 부모님 모시듯 어르신들을 섬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일을 시작하게 됐고 어느 날 한 아버님을 만났다. 6․25전쟁 중에 온갖 고생을 다하시고, 지금은 사정이 있어 가족과 멀리 떨어져 홀로 생활하고 계시던 어르신이셨다. 일주일에 두 번 방문할 때마다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는지, 대문만 들어서면 벌써 어떻게 아셨는지 마중을 나오시곤 했다. 그러다 새해 들어 어르신을 처음 만난 곳은 대학병원 응급실이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농담을 툭툭 주고 받던 어르신이었는데 다가가 “박칠봉 아버지! 김명숙이 왔어요. 눈 좀 떠 보세요?”하며 어르신 팔을 잡아보았지만, 감은 눈은 좀처럼 떠지지 않았다. 잠시 후 의사선생님이 와선 “이번 주말을 넘기시기 어려울 듯하니 마음의 준비를 해두세요.”라는 말이 한없이 매몰차게 들렸다. 사실 지금 내가 돌봐드리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연세가 많아 자주 아프시고 종종 병원에 입원하거나 시설에 입소하실 때가 있다. 그러다 돌아가시기도 하는데,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이별’은 보훈섬김이로 근무하면서 가장 가슴이 아프고 힘들다. 우리 아버지도 내가 막 자립할 무렵 미처 효도할 시간도 주시지 않고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리고 십년의 세월이 지난 후 아버지 열 두 분이 생겼다. 비록 내 혈연은 아니지만 모두 당신의 젊음을 바쳐 우리나라를 지키셨던 어르신들이시기에 항상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섬기고 있다. 모든 만남은 다 제 인연의 때가 있다고 한다. 오늘도 보훈섬김이로서 만난 어르신과의 소중한 인연을 통해 어르신의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면서, 늘 곁에서 힘이 돼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항상 어르신들이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며 부디 나의 작은 도움들로 인해 오직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어르신의 노후가 조금이라도 편안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전북서부보훈지청 보훈섬김이 김명숙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19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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