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한 것은 사과의 힘이다 사과꽃 환한 봄날 사과꽃 핀 길을 자박자박 걸어가면 길은 열린다 꽃 피듯 활짝 열린다 사과나무가 뿌리로부터 물을 뽑아 올리면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는 봄노래다 봄노래 가득한 세상은 너와 나의 세상이다 애기사과들이 으라차차 몸을 불려가는 땡볕에 매미는 등가죽이 터져라 운다 비바람 천둥·번개가 귓전을 때려도 사과는 묵언 정진 중 땅 깊이 흙을 단단히 움켜쥔 사과나무는 , 옹골찬 사과를 매단다 여름을 모르는 사과는 영원한 풋사과일 뿐이다 오지고 다디단 사과가 청과시장이나 오일장 좌판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입맛을 잡아당기면 사과는 알고 있다 사과를 깎으면서 기도를 드리는 것은 살아온 날을 반성하고 살아갈 날을 염려하는 것이다 잘 익은 사과는 전라매일이 배고픈 별들에게 매일매일 나눠주는 풍성한 밥상이다
▲약력
• 저서 : 시집 공든 탑, 동시집 첫꽃, 동화 폐암 걸린 호랑이 등 다수 • 수상 :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전라북도문화예술창작지원금, 아르코문학창작기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콘텐츠 창작지원금 수혜 등 다수 • 전주대학교 사범대학 겸임교수, 전주비전대학교 운영교수 역임 • 현) 향촌문학회장, 사/미래다문화발전협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 전라매일논설위원, 명예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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