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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15일
그간 시아버지 병간호를 얌전히 잘해오시던 젊은 아주머니가 침상 끝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계신다. 너무 서럽게 우셔 무슨 일인가 다가 가 앉아 기다렸다. 한참동안이나 울고 계시던 아주머니가 울게 된 사 연을 꺼내 놓으신다. 시아버님은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셨는데 5남매 를 두셨다 한다. 아들 셋에 딸 둘인데 자기네가 막내아들이라 한다. 형님 둘은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큰아들은 이름이 있는 기업의 임원 이라 한다. 아버지 병문안을 바쁘다는 핑계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다 녀가는데 주말이라 오늘 왔다 가셨다 한다.
그런데 자기가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에 오셨는데 아버지 병간호 잘해야지 어디를 갔다 왔냐며 크게 꾸짖고 간병 잘하니 못하니 한 바탕 소란을 피운 뒤 올라 가셨다는 것이다. 너무도 원통하다는 것 이다. 형제들이 비교적 잘살아 아버지 병원비도 십시일반 도와 줄만도 한데 막내아들 혼자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부에 흥미가 없 었던 자기 남편은 고향에서 농고를 나와 아버지와 같이 사는 것은 아 니지만 곁에서 아버지를 돌보며 살아왔다고 했다. 굽은 나무가 선산 을 지킨다는 말이 있듯이 남편은 바보같이 천성이 부지런하고 성실 하여 남의 논 선재를 짓고 짐승도 키우고 열심히 일만 하면서 살아 간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5년 전에 먼저 돌아가시고 혼자 힘겹 게 사시다 폐암으로 고생하시는 시아버지가 불쌍하다며 지극정성으 로 돌보아 왔다는 것이다. 식사보조에서 기저귀 처리, 소소한 돌봄까 지 담당 선생님들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부지런히 하시는 분이었다. 병원 내에서 마땅히 효부상을 받아야 할 사람으로 칭찬들을 할 정도 였다. 이와 같이 착한 사람을 오늘 시숙이 내려와 울리고 간 것이다. 형제라면 서로 도와가며 잘 살아야 하는데 도대체 왜들 그럴까하 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병원에서 보호자들을 지켜보면 어르신들을 섬기는 일을 가지고 형제들이 다투고 싸우는 경우가 있다. 병원비 문 제로 다투고 유산분배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병원에까지 와 서 싸우는 경우도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병원비도 형제들이 분담 하여 처리하면 좋으련만 혼자 감당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 것도 가장 못사는 막내가 도맡아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어릴 때 보았던 일이다. 어미 닭이 병아리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그 가운데에 제대로 먹지 못해 부실하게 보이는 병아 리를 한 마리가 쪼아대면 다른 병아리들도 쪼르르 달려와 덩달아 찍 어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강아지들도 마찬가지다. 한 어미 뱃속에 서 나온 새끼들이 마지막에 나온 무녀리를 젖을 먹지 못하게 물고 밀 어내는 것과 같다. 학생들이 한 학생을 여럿이서 왕따 시켜놓고 괴롭 히는 것과 같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한 부모 한 가지에서 나온 형제도 시기 질투 를 하고 우애하지 못하고 남들보다 못하게 살아간다. 강자가 약자를 도와가며 살아가는 것이 공동체 생활의 기본일진데 이를 지키지 못하 여 사회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서로 사랑하라,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이 오늘따라 생각이 난다. 인간의 본마 음은 선할 터인데 왜들 그럴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먼저 손잡아 주지 못하고, 내가 먼저 용서 하지 못하고, 내가 먼저 웃음 주지 못하고, 이렇게 머뭇거리고 있네”

/김영진
시인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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